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주가가 깜짝 반등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비용절감 노력과 고가 화장품의 매출이 늘면서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2.48% 상승한 16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고전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장중 오름세를 유지했다. 최근 12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38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5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3·4분기 실적 가뭄을 겪은 아모레퍼시픽에 이익 개선의 신호가 나타났다는 증권가의 해석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전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886억원, 5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 48% 감소했다. 면세·백화점 채널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까지 추락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29%나 웃돌면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각각 20만원에서 24만원, 20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고가라인 ‘설화수’의 중국 지역 판매가 20% 성장하며 해외사업부의 이익이 개선됐고 판매 채널에 대한 구조조정을 디지털 중심으로 단행한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용 효율화 작업이 성과에 반영되고 있으며 브랜드 및 채널 전략의 방향성도 긍정적”이라며 “적정주가와 주가의 괴리 확대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린다”고 밝혔다. 다만 전일 프랑스 등 주요국이 재봉쇄 조치를 내리는 등 불황 장기화의 그림자가 여전히 짙은 만큼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견도 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 해외의 실적 개선에도 급격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는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매수→중립)과 목표가( 20만→17만원)를 동시에 하향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