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 넘게 급락하며 2,300선이 무너진 3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확산 우려는 외국인투자가들의 투매로 이어졌다. 개인들은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2조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대응했지만 급락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이라 다음주에도 미 대선 결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변동성을 키우는 이슈들은 시간이 지나면 답이 나오는 문제인 만큼 시장에서 발을 뺄 시기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총 1조8,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하루 동안 순매수한 최대 금액 기록이다. 종전에는 지난 5월4일 기록한 1조7,821억원이 최대였다. 반면 외국인들은 두 시장 합해서 총 1조2,767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8월31일 1조3,86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후 최대 규모이며 역대 네 번째로 많은 물량을 이날 증시에 쏟아냈다.
개인들의 최대 규모 순매수세에도 주가는 전날과 같이 버티지 못했다.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는 4%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6% 떨어졌으며 코스닥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키우면서 2.61%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달여 만에 2,3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지수는 이틀 만에 8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3,666억원), 카카오(592억원), 셀트리온(545억원), 현대모비스(508억원), 삼성전자우(471억원) 등을 내다 팔았고 개인들은 삼성전자(5,136억원), 현대모비스(796억원), 카카오(738억원), 삼성전자우(680억원) 등 외국인이 내다 판 주식들을 집중 매수했다. 특히 개인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모으면서 앞으로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지수 급락은 미국 대선이 임박했지만 오히려 후보자들의 당선 가능성은 더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른 경기후퇴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강한 가운데 장중 미국 S&P500과 나스닥 선물지수가 장중 큰 폭으로 하락하자 국내 증시가 마감된 후 열리는 미국 증시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더 얼어붙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다음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적어도 오는 11월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까지는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으며 대선 이후에라도 후보자,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할 경우 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재료들이 모두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재료들인 만큼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마감 이후에 열리는 미국 증시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9만명대를 찍은 미국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외국인이 전날보다 더 공격적으로 매도했다”며 “추가 부양책이나 미국 대선,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등은 시간이 지나면 윤곽이 드러나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도 해소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