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만 39세인 박모씨는 1986년생 지인과 함께 지난달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에 있는 한 건물을 매입했다. 가격은 92억원. 약 50%의 대출에 지인과 6대4로 지분 투자를 했다. 이 건물은 근린생활시설로 A씨와 지인 모두 이번 투자로 보유 주택 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컨설팅 업체 리얼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임대가 모두 채워져 만실인 상태지만 A씨는 월세 수익보다는 추후 시세차익을 통한 자본투자 수익을 더 노리고 있다”며 “이 지역 상권이 각광받고 있다 보니 개인 사업용이 아닌 투자용으로 매입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이어 중소형 빌딩 매매 시장까지 30대가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를 더욱 옥죄자 시중 자금이 상업용 빌딩 시장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30대의 시장 참여가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28일 종합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리얼티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1,0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매매금액은 3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올 2·4분기(1조 6,400억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 9,400억원)과 비교해도 63.4% 늘어난 금액이다. 2017년 이후 분기별 거래금액 중에 가장 크며, 거래대금이 3조원이 넘은 것은 리얼티코리아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30대 투자자의 비중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이번 분기 개인 거래 가운데 30대의 거래가 73건으로 직전 분기 18건과 비교해 4배 넘게 뛰었다. 통상 30대의 중소형빌딩 거래는 40대의 절반 수준, 50대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올 2·4분기 까지만 해도 30대의 거래량은 18건으로 40대(37건), 50대 (50건)는 물론 60대(20건)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3·4분기 들어서는 40대와 50대의 거래량(각 86건)에 견주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60대의 거래량(70건)보다도 많다. 이를 반영하듯 200억원 미만의 꼬마빌딩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 예로 30대가 접근할 수 있는 50억원 미만 ‘꼬꼬마빌딩’의 거래량은 직전 분기 94건에서 지난 3·4분기 170건으로 증가 폭이 무려 80.9%에 이른다.
이재국 리얼티코리아 팀장은 “전 연령에 걸쳐 개인 거래가 늘고 있지만 특히 30대의 경우 상담 건수 기준으로도 최근 들어 3~4배 넘게 늘어나는 등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이 커졌다”며 “규제를 받는 주택보다 상업용 빌딩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인데, 젊은 층의 경우 주택 구매보다 상업용 빌딩을 우선순위로 두는 경우도 많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