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내부 불만이 집단 표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추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이환우(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를 공개 저격하자 일선 검사들이 잇따라 반박 글을 올리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추 장관의 일방통행식 ‘검찰 때리기’로 쌓인 내부 불만이 폭발해 검란(檢亂)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추 장관과 일선 검사 간의 갈등은 이 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표면화됐다. 추 장관은 다음날인 29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검사가 연루된 의혹을 다룬 1년여 전 기사를 링크하며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최재만(사시 36기) 춘천지검 검사는 같은 날 검찰 내부망에 “현재와 같이 정치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추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최 검사의 글은 일선 검사들의 불만에 불을 지피면서 이른바 ‘릴레이 커밍아웃 선언’으로 이어졌다. 30일 최 검사의 글을 지지하는 댓글만 210개를 넘어섰을 정도다. 전체 검사 수가 2,000명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검사 10명당 1명 이상이 사실상 최 검사를 공개 지지하는 ‘커밍아웃’을 한 셈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월말이 미제사건 처리로 검찰이 가장 바쁜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댓글은 다음달 초부터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며 “추 장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검사들이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내부 연판장을 돌리는 등의 조직적인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