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걸고 선거 승패를 예측하는 베팅업체들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승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조사대상 8개 주요 베팅업체가 제시한 바이든 후보의 평균 승률은 64.9%로 트럼프 대통령(34.3%)을 압도했다. 업체별 바이든 후보의 승률은 베트페어 68%, 베트손 64%, 보바다 61%, 스마케츠 64%, 스프레드엑스 69%, 유니베트 64%, 비윈 63%, 브베트 64%로 각각 나타났다. 해외 베팅업체들은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대선과 총선 결과를 두고도 베팅 종목을 개설한다. 승률이나 배당률(적중 때 가져갈 돈의 비율)을 책정하는 베팅업체들은 기업 이미지와 수익을 걸고 예측에 나서는 만큼 분석에 신중을 기한다.
베팅업계가 제시한 올해 대선 전망 추이를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승률에서 앞섰으나 바이든 후보가 6월 초 역전해 현재 크게 앞서고 있다. 경합주를 겨냥한 세부 분석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다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딕트잇은 경합주를 14곳으로 보고 이 중 10곳에서 바이든 후보가 우위라고 판단했다. 베트페어는 경합주 12곳 중 10곳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선다고 분석했다. 윌 제닝스 프리딕트잇 대표는 “바이든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에서 앞선다”며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전체 538표 중) 305∼333표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주는 대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선거인단을 독식한 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나 남부의 승부처 ‘선벨트’에 속한다. 베트페어는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최대 경합주 플로리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률 54%로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베팅업계의 예측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베팅업체들은 다수 여론조사기관과 더불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의 승패 예측에 실패해 망신을 당한 바 있다. 베트페어의 정치베팅 분석가인 폴 크리시나머티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책정된 현 시점 승률이 73%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겨우 1.8%포인트 앞섰지만 현재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격차는 그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