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든, 日-트럼프…국익따라 선호도 갈려

러시아는 트럼프 선호 속 파장 우려해 신중 모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리딩 지역 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선거운동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모자를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2년 동안 무역전쟁을 비롯해 극심한 갈등을 겪은 중국은 이번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대선에 대한 주요국들의 선호도는 국익에 따라 크게 갈리고 있다.

1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미 대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중국 관영매체들은 선거에 대한 전망에 극도로 신중해 하고 있다. 두달여 전만 해도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인 선호를 기사화한 매체가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놓고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중국 지도자와 정치체제에 대해 험한 말을 계속하는 트럼프 대통령 측보다는 차라리 바이든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 중국 내 인사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달 30일 “중국은 아마도 바이든이 줄 상대적인 안정감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 주중 미국대사 맥스 보커스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게재하며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소속당인 민주당의 분위기상 대중 공격이 약화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오히려 경제 문제 외에 인권이나 독재체제 등에 대한 공세가 거세질 수 있어 고민이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본에서의 분위기는 보다 트럼프 당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강조했고 이를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잇고 있다. 다만 전통적으로 친미 성향인 일본은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승리한 후보의 편을 들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일본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는 2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경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앞서 4년 전 선거 과정에서의 개입 논란을 의식해 언급에 조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투자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 국민의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이고 어떤 정권과도 일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 가운데 명시적으로 트럼프를 반대한다고 표시하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유럽인들은 트럼프의 재선이 서구 동맹에서 리더로서의 미국 역할을 포기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로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의 군사 전문가 프랑수아 애부르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문명으로의 복귀’로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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