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수감을 앞두고 그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유튜버들이 시위하고 있다./심기문기자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수감을 앞두고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자택을 찾아온 측근들과 면담한 뒤 오후 1시 46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자택을 출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뒤 검찰이 제공하는 차를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동부구치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 생활한 곳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의 독거실을 사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독거실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 신체검사와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일명 머그샷) 촬영 등 수용 절차는 일반 재소자와 동일하게 이뤄진다.
이 전 대통령은 향후 교정 당국의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지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의 전례를 따라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계속 형을 이어갈 수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인데다 고령에다 지병도 있어 수감 생활에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지만 이미 1년 정도를 구치소에서 수감해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한편 이날 오전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취재진 등 30여명이 모였고 경찰과 경호원들도 자택 정문을 비롯해 곳곳에 배치됐다. 한 유튜버는 오전 7시께부터 이곳에서 이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신속한 구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유튜버는 이 전 대통령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달 29일과 전날에도 1인 시위를 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축 이명박 구속’이라고 적힌 축하 화환을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설치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을 찾은 측근이나 지지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