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롬의 리처드러셀공항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연설하고 있다. /AFP
같은날 자신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는 필라데피아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일 밤 조기 승리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선거 이후 미 정국이 최악의 혼란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3면
1일(현지시간)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인 3일 밤 자신이 이기는 것처럼 보일 경우 개표가 끝나지 않아도 승리를 선언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이 시나리오를 은밀히 얘기해왔다”며 “(이는) 선거일 밤 연단으로 걸어 나와 자신이 이겼다고 선언하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니다. 잘못된 보도”라고 정면 부인했다. 하지만 그가 수차례 선거불복 가능성을 내비쳐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캠프 내부에서는 경합주 6곳 가운데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와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에서 이기고 2016년 선거 때 승리한 오하이오(18명)와 텍사스(38명), 아이오와(6명), 조지아(16명)를 차지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만 추가하면 매직넘버인 270명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추후 개표과정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때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1일 현재 바이든 후보의 전국 지지율 평균은 51.1%로 트럼프 대통령(43.9%)을 7.2%포인트 앞선다. 핵심지역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격차가 각각 0.7%포인트와 4.0%포인트지만 여전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하다.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 인원이 9,300만명을 넘고 이중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일 현장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 시간이 지나면서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미국 정국은 대혼돈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지율 추이를 바탕으로 바이든 후보의 승리에 베팅하는 분위기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정성까지 더해질 경우 살아나던 경제가 고꾸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커먼웰스은행(CBA)은 “시장 변동성이 선거일을 훨씬 지나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