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온라인 IP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프랜차이즈 업계 첫 직상장 도전에 나선 교촌에프앤비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약 3,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과 해외진출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교촌에프앤비가 제대로 된 몸값을 IPO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기업들은 기관투자가·기업설명회(IR)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등 상장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교촌에프앤비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1만2,300원으로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당초 교촌에프앤비는 공모가 희망범위를 1만600~1만2,300원으로 58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참여 건수만 1,109건, 경쟁률이 999대1에 이르면서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1만2,300원으로 정했다.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기업가치도 확정됐다. 주식매수선택권까지 포함한 상장 후 발행주식 수는 약 2,519만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3,099억원에 이른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시가총액은 업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서 몸값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첫 프랜차이즈 기업 유가시장 상장인 동시에 첫 주식시장 직상장이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의 공모가가 향후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 기업가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2년 bhc가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미승인되는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대한 IPO 시장의 문턱은 높았다. 코스닥에 입성한 회사들은 스팩상장 등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올해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데다 교촌에프앤비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상장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전언이다. 또한 상장 첫 관문인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일부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벌써 기관·IR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등 IPO 일정을 검토하고 나섰을 정도다.
대중에 잘 알려진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IPO도 기대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및 교촌에프앤비와 업종이 같은 bhc·BBQ 등도 상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미 올해 SK바이오팜·빅히트 등 굵직한 IPO 딜을 담당한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둔 상태다. 아직 주관 증권사와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IPO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회사로 꼽힌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대주주인 bhc와 업계 3위 사업자인 BBQ 역시 IPO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교촌에프앤비가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공모주들의 주가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어 일반청약과 상장 후 주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프랜차이즈 회사의 경우 사업성뿐 아니라 가맹점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IPO 관계자는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점포당 매출액, 폐점 비율 등 사업성은 물론 가맹점과의 관계를 모두 살핀 것으로 안다”며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수익성뿐 아니라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