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마음 잡자"...5G 요금제 차별화 경쟁

KT, 첫 4만원대 상품 출시에
LGU+는 AI 가전제품 제어 등
'구글 스마트홈 패키지'로 맞불
연말께 데이터 무제한 제공 등
LTE 수준 요금제 등장할수도


이동통신사들이 높은 가격과 품질 논란에 뭇매를 맞고 있는 5세대(5G) 통신 요금제에 추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KT(030200)가 업계 최초로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요금제 인하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이번에는 LG유플러스(032640)가 ‘구글 스마트 홈’ 패키지를 접목 시킨 상품을 내놨다. 올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 등도 중위 요금제 등을 선보일 것으로 보여 5G 요금제 관련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2일 5G 요금 카테고리팩에 기존 ‘넷플릭스팩’, ‘클라우드게임팩’, ‘스마트기기팩’에 이어 ‘스마트홈팩’을 추가했다. 스마트홈팩 이용 고객은 7인치 화면이 장착된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 조명 색·밝기 변경 및 숙면·집중모드 기능 등을 가진 ‘무드등’, 가전제품의 전원을 제어하고 화재 위험 방지가 가능한 ‘멀티탭’을 무상으로 제공 받는다. 이 패키지는 5G 프리미어 슈퍼(11만5,000원)·플러스(10만5,000원)에 가입할 때 선택할 수 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요금상품기획담당은 “이번 패키지 출시를 통해 미디어·게임·미래디바이스에 이어 홈 사물인터넷(IoT) 영역까지 모바일 요금제의 서비스 연계 영역을 확장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수요와 서비스 이용행태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다양하고 유용한 패키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5일 이통사들 중 처음으로 4만원대 5G 요금제 ‘5G 세이브’와 월 6만원대 요금제 ‘5G 심플’을 출시하며 5G 요금제에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5G 세이브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요금제로 월정액 4만5,000원(부가세 포함)에 매달 5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본 제공한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으면 월 부담 요금은 3만3,750원까지 줄어든다. 현재까지 출시된 이통사들의 5G 요금제들 중 청소년 요금제를 제외하면 가장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의 5G 요금제의 본격 진검 승부는 올 연말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이통사들은 LTE 요금제 수준의 가격에 혜택까지 그대로 담은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7만5,000원 요금제에 데이터·음성 무제한 기본 제공 등 LTE 요금제 수준의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이 이 같은 요금제 출시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이유는 국내 5G 서비스 가입자가 900만명을 넘어서 더 이상 현재의 요금제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5G 서비스의 품질 및 고가 요금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하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현재의 요금제로 버티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알뜰폰 가입자는 736만5,881명으로 전월보다 1만2,148명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다음달부터 유보신고제를 도입하면서 다양한 5G 요금제 출시의 길을 터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보신고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사가 제출한 새로운 요금제에 대한 심사기간을 15일 이내로 크게 단축해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가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까지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시점을 특정한 것은 결국 요금인가제 변화 시점을 밝힌 것”이라며 “유보신고제가 도입되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좀 더 유연하게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이고 경쟁사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현섭·김성태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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