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0억↑…정책 실패가 빚은 '말문막힌' 부산 집값

"서울집값 잡겠다" 강력 규제에
'비규제지역' 부산까지 풍선효과
해운대자이 85㎡ 석달새 3억↑
6억대 분양단지에 웃돈 6억도


비규제지역인 부산 주택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석 달 만에 3억원 뛰고 분양권에 웃돈만 6억원 넘게 붙었다. 일부 고급·재건축 단지의 경우 1년 새 10억원이 오른 사례까지 나왔다. 서울 집값도 안정화되지 않은 가운데 지방은 물론 수도권 비규제지역 주택시장이 풍선효과로 들썩이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정책이 나올 때마다 반복된 풍선효과가 또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실패가 잠잠하던 시장마저 깨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자이2차’ 전용 84.98㎡는 지난달 12억원에 매매됐다. 지난 7월 실거래가가 9억3,8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석 달 만에 가격이 약 3억원 뛴 것이다. 인근 ‘경남마리나’ 전용 59.83㎡ 또한 지난달 9억원에 매매, 2개월 만에 1억5,000만원 올랐다. 분양권에 붙은 웃돈도 상당하다. 해운대구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54㎡ 분양권은 지난달 16일 13억1,050만원에 손바뀜됐다. 2년 전 분양가가 대략 6억7,000만원 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웃돈만 6억원 이상 붙은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구 용호동 초고급 주상복합 ‘더블유’ 전용 142.15㎡의 경우 9월 24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거래가(14억5,000만원) 대비 10억원 넘게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대장주로 주목받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또한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단지 전용 148.2㎡는 지난달 9일 22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10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1년 동안 10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 같은 부산 일대 아파트의 급격한 가격 상승세는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아파트값은 지난달 26일 기준 0.66%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 3개 구는 앞서 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를 받고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이후 해당 지역들은 반짝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3월께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6월부터 더 강한 규제정책을 내놓자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셋값도 급등하고 있다.

부산 남구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더 더블유’/연합뉴스

최근 임대차 3법 강행에 따른 전국적인 전세난이 수도권을 넘어 부산 등 광역시까지 덮친 것이다. 부산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6일 기준 0.26% 상승해 전주(0.20%)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특히 금정구(0.40%), 해운대구(0.39%), 수영구(0.38%) 등 매매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 전셋값 상승률 또한 높게 나타났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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