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만든 트럼프 지지자들, 총 쏘고 교량 점거

버지니아·캘리포니아 등서 횡포
차량 수백대 몰고 인종차별 욕설
폭력 사태 확산에 주방위군 배치

미국 워싱턴DC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2일(현지시간) 폭력 사태와 약탈에 대비한 가림막이 쳐져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선거 전날까지 미국 곳곳을 폭력으로 물들였다. 선거 결과에 따라 더 많은 지역이 난장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무게가 실리면서 일부 주는 주방위군을 대기시키는 등 대비에 들어갔다.

2일(현지시간) CNN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막판 차량 선거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트럼프 반대 유권자들과 충돌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지난 1일 차량 선거운동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反)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주차된 빈 차에 총을 쏘고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뿌렸다.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설치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3명의 남성이 훔쳤다며 이들에게 총을 쐈다. 총격으로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2명도 치료를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흑인 거주지역 마린시티에는 1일 트럼프 지지 시위대 1,000여명이 차량 200∼300대를 몰고 들어와 현지 주민들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과 욕설을 쏟아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이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웰스파고은행 지점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가림막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친(親)트럼프 차량 시위대는 도로와 교량을 막고 선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1일 뉴욕·뉴저지·콜로라도에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들이 뉴욕 화이트스톤 다리,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마리오쿠오모 다리, 뉴저지 가든스테이트파크웨이, 콜로라도 470번 고속도로를 마비시켰다.

일부 주는 선거 직후 폭력사태가 확산될 것에 대비해 주방위군 배치에 나섰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주방위군 1,000명에게 대기명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역시 주방위군 1,000명을 주요 도시에 파견해 폭력사태 방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당일 밤을 지지자들과 백악관에서 보낼 예정인 가운데 백악관 주변에도 높은 울타리가 쳐지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워싱턴DC 경찰 당국자는 “선거 승리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수도 전체에 상당한 경찰력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방위군 250여명도 백악관 주변에서 대기 중이다.

상업시설들은 약탈에 대비하고 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선거 당일 전국 매장 350여곳의 유리창을 막고 경비요원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얼리 업체 티파니 역시 일부 매장에 가림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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