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만든 로또청약 광풍…과천 ‘지정타 3형제’ 청약 57만명

<과천 '지정타' 역대급 경쟁>
전매 10년, 중도금대출 제한에도
1순위 우르르...청약홈 접속 지연

과천지식정보타운 S5블록.

최대 10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단지’인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 청약에 약 57만명이 몰렸다. 특별공급에 9만1,426명이 신청한 데 이어 1순위에서도 47만8,390명이 접수했다. 특공과 1순위 접수에 56만9,816명이 청약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 단지는 의무거주 기간은 없지만 10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중대형 단지는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시세차익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한 로또 청약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S1블록·일반공급 192가구)’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S4·458가구)’ ‘과천르센토데시앙(S5·394가구)’에 각각 10만2,693명, 19만409명, 18만5,288명이 접수했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S1블록 534.9대1, S4블록 415.7대1, S5블록 470.3대1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을 평형별로 보면 추첨제 물량이 나오는 전용 85㎡ 초과 평형의 경쟁률이 높았다. S1블록은 전 평형 85㎡ 이하 물량이었지만 나머지 단지에서는 추첨제 물량이 나왔다. S4블록 전용 99㎡A 청약에는 188가구 공급에 9만8,094명이 통장을 던졌다. S5블록의 전용 99㎡A에도 7만2,935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앞서 전날 진행된 특공에도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654가구 모집에 무려 9만1,426명이 신청했다. 해당 단지들은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지정타 청약 열기는 이미 예견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가운데 정부의 가격 통제가 더 세지면서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단지별 평균 분양가는 3.3㎡당 △S1블록 2,403만원 △S4블록 2,376만원 △S5블록 2,373만원이다. 전용 84㎡ 기준 8억원 수준이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가 지난 9월 19억3,000만원에 손바뀜한 것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이날 1순위 접수에서는 청약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오전에 한국감정원의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이 1분가량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단지는 전매제한이 10년 적용된다. 의무거주는 피했지만 추첨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평형의 경우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중도금 대출은 9억원 이하라도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없을 경우 투기과열지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인 40%까지 가능하다. 또 이미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로또 청약 열기를 잠재우지는 못한 것이다.

로또 아파트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공급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며 “반면 집값은 오르는데 가격 통제로 분양가는 하락하거나 거의 변하지 않으면서 시세차익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조그마한 단지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만든 로또 청약은 말 그대로 광풍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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