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행보 나선 윤석열에…추미애 “정치중립 훼손” 저격

尹, 3일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교육 진행
秋 “총장 행보에 국민신뢰 추락” 직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개 행보를 통해 흔들리는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직격탄을 날렸다. 양측이 직접 충돌은 피하고 있지만 갈등의 골이 여전한 만큼 언제든지 다시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충천북도 진천 법무연수원을 찾아 사법연수원 33~34기 신임 부장검사 30여명이 참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윤 총장은 교육 후 참석자들과 만찬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일선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한 데 이어 공개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윤 총장의 방문은 지난 2일부터 오는 5일까지 법무연수원에서 진행되는 ‘부장검사 리더십’ 과정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과의 대립 상황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전에 예정된 행사라는 것이 대검의 설명이다. 대검찰청은 “검찰총장의 참석은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는 일정으로 이전에 확정된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의 인사권과 지휘권·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게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공개 저격한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추 장관을 지지하며 ‘커밍아웃 검사’의 사표를 처리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4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보폭을 넓히고 있는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가 발표한 입장문에서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검찰과의 갈등 책임이 윤 총장에게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 장관의 입장문에 대해 일선 검사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선의 부장검사는 “결국 모든 것은 검찰총장의 책임이라는 것 아니냐”며 “장관이 남 탓만 하며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일선 검사도“장관이 법무부라는 공적 자원을 왜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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