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ESG가 지속가능 경영의 열쇠다

발렌타인 반 니우번회이젠 N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

발렌타인 반 니우번회이젠 N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과 터전을 크게 바꿔놓았다. 국민과 정부뿐 아니라 기업 역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다.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해 사업을 영위해왔던 기업들은 2월과 3월 공급망 차질로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는 많은 기업이 사업 리모델링에 역량을 집중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기업의 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과 사회적 책임 활동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근로자에 대한 처우나 지역사회 공헌과 같은 문제에 대중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결국 사업의 성패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방법 중의 하나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도모하는 기관과의 협력이다. 예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별 모범규준을 발표해 기업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지배구조 및 사회책임 경영에 힘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기업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지속가능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ESG 투자에 구조화된 접근을 해야 하고 피투자기업이 ESG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피투자기업의 ESG 성과는 가치창출의 척도가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사회적 허가(license to operate)’의 중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다.

ESG 통합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투자종목군을 선별할 때 수익과 자본비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뿐만 아니라 ESG 평가를 반영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중대한 이슈가 없는지도 철저히 점검한다. 이로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등과 비교해서도 회복력이 높은 ‘고확신’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유엔이 발족한 ‘탄소 제로를 위한 투자자연합’ 같은 조직에 가입해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연합체에 참여한 28개 기관투자가의 운용자산은 5조달러에 달한다. 오는 2050년까지 포트폴리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순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기후대응100+’와 같은 협의체도 영향력이 커졌다. 이 그룹에 속한 운용자산은 지난 2017년 26조달러에서 최근 34조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결정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은 계속 바뀌기 마련이며 기업 전략도 그에 따라 계속 변화해나갈 것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첩한 마음가짐으로 눈앞에 전개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적극적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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