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먼트에서 광고사업주에게 공개한 카카오톡 #탭에 생성되는 광고판 예시/사진제공=카카오모먼트
카카오(035720)가 국민 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광고 영토 확대에 나선다. 트래픽이 높은 플랫폼을 시작으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광고 상품을 세분화·다변화해 네이버 등 경쟁사들에 대응할 방침이다.
카카오의 광고 플랫폼 카카오모먼트는 4일 광고사업주들에게 “오는 10일부터 광고 게재 영역이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 뿐만 아니라 #탭의 뉴스 카테고리와 FUN 카테고리 상단으로 확대된다”고 공지했다.
매일 5,000만명 이상이 체류하는 카카오톡 채팅창에 이어 최근 전자출입명부 시행에 따라 QR코드 발급을 위해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탭을 새로운 광고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측은 “광고주들의 니즈를 반영해 광고 게재 지면(영역)을 확대했다”며 “타깃팅이 정교한 카카오 광고 플랫폼이 많이 사랑을 받는 만큼 성과형 광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광고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광고는 노출도나 체류시간 등에서 네이버를 넘어설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지만,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용자에게 어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광고 노출 영역 확대를 통해 상대적으로 광고입찰 경쟁과 단가가 높은 네이버와 경쟁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환경에서 광고주 간 경쟁이 치열해 입찰 단가가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게재 지면(영역)을 확대하면 광고주들에게는 ‘가성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광고 영역 확대와 더불어 플랫폼에 따라 광고를 세분화 해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톡 채팅창의) 톡보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와 광고주가 만나는 메가 트래픽이었다면 카카오 페이지 등 서비스로 광고를 확장하는 것은 특정 방문 이용자층을 세밀하게 타겟팅하는 전략”이라며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접점으로 광고를 확장해 디지털 점유율을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도입한 카카오톡 채팅창 광고는 초반에는 사적인 공간에 광고가 노출된다는 이유로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맞춤형 광고로 인식되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실제 카카오톡 광고플랫폼과 카카오 커머스 매출을 포괄하는 ‘톡비즈’ 분야는 올 1·4분기 2,250억원, 2·4분기 2,480억원에 이어 3·4분기에도 2,810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로 삼은 올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해 보이는 상황이다. 앞서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는 검색 플랫폼 부문에서 매출 7,101억원,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서 1,681억 원, 검색 광고 부문에서 5,420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의 매출 규모가 네이버의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한 셈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연합뉴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톡보드 광고 상품의 경우 전체 광고 인벤토리 사용률이 30% 수준이어서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며 “카카오 헤어샵, 카카오 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 화면에도 광고가 도입되면 서비스 매출과의 시너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혜진·백주원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