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소송전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의미 있는 접근이 허용될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미시간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의미 있는 접근을 하지 못하는 동안 개봉되고 개표된 투표용지들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미시간주는 개표 초중반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하다가 96% 개표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가 49.5%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앞서고 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 일부 지역에서 개표 결과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정행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스콘신의 경우도 바이든 후보가 49.4%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8.8%)을 2만표 정도 앞서고 있다. 위스콘신 법에 따르면 득표 격차가 1%포인트 이내일 때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위스콘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가 우편투표가 개봉되면서 바이든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한 지역이다.
현재 CNN은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두 주를 모두 잃으면 사실상 선거에 패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저스틴 클락 캠프 선거대책 부본부장은 이날 “민주당 선거 당국자들이 투표용지 개표와 처리를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서 숨기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낸다”고 했다.
클락 부본부장은 또 펜실베이니아의 우편투표 도착 시한과 관련한 연방대법원 사건에 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대선일인 3일까지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가 사흘 뒤인 6일까지 도착하면 개표에 포함된다. 앞서 연방대법원이 이를 인정한 바 있으나 공화당은 판단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심리를 다시 요청한 상태이며 대법원은 이를 대선일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만 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개표가 추가로 진행되면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핵심 경합주 개표를 두고 법정공방과 재검표 요구 등의 조치에 돌입함에 따라 당선인 확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가중된 불확실성 속에 미국 사회가 극심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결과를 연방대법원에 가져가겠다는 뜻을 공언한 상태다. 연방대법원은 대선 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취임으로 6대3의 확실한 보수우위로 재편, 소송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위스콘신에서는 2016년 대선 때도 재검표가 있었다. 미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의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 반대 속에 대선 한달여 만인 12월12일 결과가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31표를 더 얻었다.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트윗에서 이를 거론하며 2만표는 재검표로 넘기에는 높은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