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8·15 광복절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실장 발언 이후 운영위 회의장이 소동이 일기도 했다.

노 실장이 이처럼 “살인자”라고 발언하게 된 것은 박대출 의원이 제시한 한 장의 사진에서 비롯됐다. 박 의원은 8·15 집회 당시 경찰 차벽 너머에 있는 집회 참가자들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국민을 경찰이 버스 차로 밀어서 코로나 소굴에 가둬버렸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야유가 나왔지만, 박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을 이렇게 가둬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는 게 아니다”며 노 실장에게 입장을 물었다.


노 실장은 이에 “제가 말씀드릴까요?”라고 박 의원의 질문을 되받으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박 의원이 “이렇게 가두는 게 옳은 거냐”며 몰아우자 노 실장은 “허가되지 않은 집회에 참석한 그 사건 때문에 확진자가 600명 이상이 나왔다”며 맞섰다. 박 의원은 “제 질의는 그게 아니다. 코로나 소굴에 국민을 가둬서 위험을 높여야 겠냐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재차 질문했다.

노 실장은 “불법 집회에 참석한 사람을 옹호하시는 거냐. 불법 집회지 않느냐”고 따졌다. 노 실장은 이어 “8·15 집회 때문에 우리 경제에 끼친 효과가 성장률만 해도 0.5%(포인트)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광화문 집회를 클러스터로 발생한 확진자는 600명이 넘는다”며 “사람까지 7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걸 지금 옹호하는 거냐”며 거세게 박 의원을 몰아갔다. 그는 급기야 “이 집회 주동자들은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집회 참여자가 다 살인자란 얘기냐”라고 따지자, 노 실장은“집회 주동자라고 했다”며 맞받았다. 질의시간이 끝난 뒤에도 고성은 계속 이어지자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이에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노 실장은 오후 8시40분경 회의가 속개된 뒤 “살인자라는 표현은 과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