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367.63포인트(1.34%) 오른 2만7847.66,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4.28포인트(2.20%) 상승한 3443.44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30.21포인트(3.85%) 급등한 1만1590.78로 장을 마쳤다.
대형 IT주가 증시를 견인했다. 페이스북 8.3%, 아마존 6.3%, 알파벳 6.0%, 마이크로소프트 4.8%, 애플4.1% 등 강세로 장을 마쳤다. 민주당의 상원 탈환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낮은 세금과 규제 완화라는 현재의 정책이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의 법적 다툼 가능성이 있는 와중에도 상승 마감했다”며 “상원이 공화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법인세 인상 우려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벤트 종료에 더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규제 이슈가 부각되던 대형 기술주들이 먼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단기 변동성에 위축되기 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했지만, 간밤 판세가 뒤집히며 차기 미국 대통령의 윤곽은 바이든 후보로 잡혀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 연구원은 “최대 승부처인 러스트벨트 위스콘신(10 석)과 미시간(16 석)에서 승리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253 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애리조나(11 석), 네바다(6 석)에서 앞서고 있어 270 석을 확보할 공산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박빙의 접전을 보이는 펜실베니아(20 석), 조지아(16 석) 및 노스캐롤라이나(15 석)에서도 우편 투표 개표 진행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한다면 무난히 270 석 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당초 당선자가 결정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장기화되는 사태는 피하게 됐고, 우편 투표를 둘러싼 트럼프측의 반발 등 대선 결과 불복 시나리오가 남아있지만, 바이든 후보가 270 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 자체가 연방법원에서 뒤집힐 여지가 낮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 대선 이후 키워드는 그린(탄소 제로)이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대비되는 정책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이라며 “이미 파리기후변화 재가입 및 2조 달러 규모의 그린 관련 인프라 투자를 공약으로 내 거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그린 정책을 추진할 공산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 정책 강화를 통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은 글로벌 그린 정책에 탄력을 강화 시킬 공산이 높다”며 “코로나 19 와 디지털 경제와 맞물려 그린경제 혹은 탄소제로가 2021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산업 관련 정책에서는 비교적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투자 관점에서 초점은 4가지로 모아질 것으로 △세금 인상 여부 △중국과 정치ㆍ경제ㆍ무역 관계 △환경 및 에너지 정책 △미국 내 의료보험 정책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별로 소위 ‘그린 산업’의 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따라 전통 경기민감업종 또는 가치주 등이 선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바마케어 확대에 따라 헬스케어(제약)와 화석연료 관련 산업들은 다소 부정적”이라며. “또한 ‘탄소조정세’의 도입 시 중국 및 신흥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머징 및 달러화 약세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갈등이 획기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트럼프의 일방적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서 탈피해 다소 유화적인 다자주의 노선으로 외교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이라며 “최소한 미·중 관계가 협상을 통해 유화적 국면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으며, 대선 직후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부양책 실시와 그린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 확대, 미국 자국 우선주의 정책 완화는 달러화 약세 압력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달러화 약세 분위기로 원화 역시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jjss123456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