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예상한 올해 中 ‘이우 지수’가 틀린 이유는

트럼프 선거용품 판매량 더 많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 높아
온라인 유세로 용품 사용이 적어

중국 이우의 한 깃발업자가 트럼프 측 선거용품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올해 ‘이우 지수’는 효용성이 다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일반 주류 언론과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맞혔던 이른바 ‘이우 지수’가 이번에는 틀릴 것 같이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일 ‘이우의 상인들은 트럼프 승리를 점쳤다’는 기사에서 중국 남부 저장성 이우 상인들과 관련된 ‘이우 지수’를 소개했다. ‘이우 지수’는 말 그대로 이우 지역 상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물건을 사는 쪽이 그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는, 다소 주관적인 해석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우 시장은 세계 최대 도매시장으로 각종 잡화를 세계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우에서는 예를 들어 전세계 트리와 장난감 등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의 60%를 공급한다. 각국의 선거 용품도 여기서 사가는 경우가 많다. 4년 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쪽 선거용품의 판매가 늘어난 것을 보고 이우 상인들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는데 이것이 주류 언론과 달리 당선을 정확히 맞춰 ‘이우 지수’라는 용어가 나왔다.

이우 상인들은 올해도 트럼프의 우세를 예상했다. 올해도 역시 선거용품 판매량이 바이든에 비해 훨씬 많았다는 것이 글로벌타임스의 보도다. 이우의 한 깃발 제작업자는 “올해 미 대선 관련 제품 판매량이 과거 선거보다 훨씬 적었다”면서도 “트럼프 관련 제품이 바이든 쪽 제품보다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자도 “트럼프가 마지막에 웃을 것”이라면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선거 현수막 등 용품 판매량이 4대6 비율이었다”고 말했다.

이우 인근의 진화의 다른 업자도 “6~8월 트럼프 선거 용품 4만2,245건을 팔았는데 이는 바이든 용품보다 2배나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선거 용품은 판매 수량도 많았을 뿐 아니라 더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까지의 미 대선 판세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잇따라 승리하며 당선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면 이우 지수는 효용을 다한 것인가. 업계에서는 이우 지수가 몇 가지 전제에서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선거에서 선거용품을 많이 사용한다고 이것이 꼭 후보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도매시장인 이우 시장의 주요 구매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들이어서 이들의 대량 구매가 꼭 여론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 대선 개표과정에서 선거인단 숫자는 박빙이지만 전체 득표율은 바이든이 50.5%(7,161만명)으로 트럼프의 48.0%(6,805만명)을 3,00만명 이상 앞서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이우 지수’를 소개하며 선거용품 사용에 차이가 나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트럼프 측은 각종 선거용품을 동원한 대규모 유세를 많이 개최한 반면 바이든 측은 온라인 캠페인에 더 의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바이든 지지자들이 (중국이 아닌) 베트남과 미얀마 등 다른 곳에서 모자 같은 것을 더 많이 주문한 것 같다”고도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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