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靑, 국민 가르기를 권력 핵심 수단으로…지지자 아니면 살인자라 불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을 ‘살인자’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가 ‘우리편과 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윤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제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살인자’로 칭했다”면서 “국가 방역정책에 대한 비협조로 비판의 여지가 많은 집회였지만, 우리 국민을 ‘살인자’로 치부했다는 것은 청와대가 ‘우리편과 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척 할 필요도 못 느낄 만큼 권력 기반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을 가르고 저열한 손가락질을 주도하는 것을 자신들의 권력을 다지는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현재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이기고 있는 판세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식적으로 조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며 “그간 이 잡지는 코로나 국면에서의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을 높게 평가해왔지만 결정적 순간에 그를 버린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끝없는 국민분열 책동이 미국의 정치 문화를 망쳤다는 것”이라며 “어떤 정치인도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국가의 수반이 되는 순간 전국민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행태는 ‘나를 찍지 않는 국민은 대표하지 않는다’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대통령의 그런 행태는 국민들이 서로 반목하고 증오하도록 국가권력이 공적으로 부추기는 것과 같다”며 “엎치락뒤치락 난전의 결과는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희망과 통합이 아닌 분열과 분노를 정치의 에너지로 삼는 포퓰리즘 시대가 저무는 신호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노 비서실장에게 광복절 집회 당시 경찰의 차벽 사진을 들어 보이며 “정부 입장에서 (집회를) 안 나왔으면 좋겠지마는 이미 나온 국민들까지 이렇게 가둬서 감염 위험도를 높여서야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지금 불법 집회 참석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설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광화문 집회 옹호하는 것은) 도둑놈을 옹호하는 것”이라는 민주당 의원의 말에 박 의원이 “불법 집회 한다고 국민이 도둑놈이냐”고 맞받아치자, 노 실장은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입니다, 살인자. 이 집회 주동자들은!”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오승현기자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