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성과를 냈고 향후 경제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사표를 반려하고 재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주주 주식양도세 문제와 관련한 혼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홍 경제부총리를 달랜 문 대통령이 재차 재신임의 뜻을 전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거듭된 ‘홍남기 재신임 메시지’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향후 경제회복 과제의 적임자’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홍 부총리가 연말 개각 정국에서도 교체 없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국면전환용 개각을 선호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 임기 말까지 경제 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사의를 반려하고 재신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홍 부총리 거취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자 청와대는 이날 사태 수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시 한 번 대통령의 말씀을 전한 까닭은 아침까지도 계속 (홍 부총리) 거취와 관련한 논의가 언론 보도 상으로 좀 분분했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큰 성과를 냈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홍남기 엄호’에 나선 것은 연말 ‘예산 국회’에서 경제부총리의 위상을 세워 여야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예산이나 마찬가지라 당정청이 모두 예산안 통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 부총리가 사표를 낸 당일에 “괘씸하다”는 반응을 보인 여권 내부의 분위기도 잠잠해졌다. 청와대는 다만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향후 개각과의 관련성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남기 재신임 메시지가 개각과 관련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개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