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 시장들의 성범죄로 인해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서민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가 5일 “아는 게 없는 이한테 질문을 던지면 억지로 대답하려다 헛소리를 할 수밖에 없지만, 이정옥의 오늘 발언은 헛소리 중에서도 역대급”이라고 맹폭했다.
‘조국흑서 집필진’인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성인지 학습 1타 강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미애는 다시 나와선 안 될 사악한 장관이지만, 단기간에 법질서를 파괴하는 능력만큼은 역대 최고다. 김현미 장관은 무능의 아이콘으로 찍힌 장관이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척하면서 서울 아파트 값을 세배 가량이나 올렸다는 점에서 나름 능력자”라며 “그런데 여가부 장관 이정옥은 말하는 것만 봐도 무능해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녀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찐 무능력자”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박원순, 오거돈의 성범죄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피해자와 다른 여성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윤주경 의원의 질문에 이정옥은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답했다”면서 “성범죄가 국민으로 하여금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여가부 장관, 이쯤 되면 여가부 직속으로 성인지 감수성 증대를 위한 드림팀을 구성하자”고 비꼬았다.
서 교수는 이 장관의 발언을 조롱하는 취지로 ‘성인지 감수성 증대를 위한 드림팀’ 구성원을 추천하면서 “1번. 강남서 전자발찌 끊고 잠적한 전과 10범.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모셔오자. 2번. 낙태 돕겠다며 임산부를 성폭행한 전과 8범. 임산부들의 성인지 학습을 돕는 데는 최고”라며 “3번. n번방 사건 조주빈. 두말 할 것 없이 사이버 성인지학습의 최고 권위자”라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성인지 학습이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민주당, 저 셋이 결성한 드림팀이 전국의 민주당 지부를 돌며 성인지 감수성을 학습시키게 하자”며 “재보궐 선거 비용으로 800억원을 쓰느니, 그게 훨씬 싸다”고 쏘아붙였다.
서민 단국대 교수. /단국대 제공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성폭력 사건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 나와 야당 측 질의에 답하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질의에 나선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두 선거를 유발한 사건은) 공직사회라는 폐쇄적 조직에서 최고 지위에 있는 남성이 업무위계상 가장 약한 지점에 있는 여성 직원에게 저지른 일”이라며 “(이 때문에 유발된 보궐선거에) 국민 세금이 838억원이 쓰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장관에게 “이 838억원이나 드는 선거가 피해자나 여성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본 것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이 장관은 “이렇게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서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이 장관의 답변에 윤 의원이 황당하다는 듯 “학습비라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고, 이 장관은 “그건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박원순, 오거돈 사건이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냐 아니냐”고 질의했고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의 죄명을 명시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