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주년을 맞은 ‘KBS 드라마 스페셜 2020’이 쌀쌀해진 가을밤, 압축성과 새로움 등 단막극만이 지닌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6일 오후 KBS2 ‘드라마 스페셜 2020’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모단걸’의 홍은미 PD와 배우 진지희, 김시은, ‘크레바스’의 유관모 PD와 배우 지승현, 김형묵, ‘일의 기쁨과 슬픔’의 최상열 PD와 배우 고원희, 오민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 스페셜 2020의 세 번째 작품 ‘일의 기쁨과 슬픔’은 장류진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꿈과 자아실현, 생계유지 수단 사이에 있는 이상하고 신비한 일의 세계를 그린다.

최상열 PD는 작품에 대해 “베스트셀러 소설을 세계 최초로 영상화한 오피스물이다. 우동마켓이라는 중 고앱을 배경으로 ‘안나’라는 인물이 헤비 유저이자 불량 사유자로 의심받는 ‘거북이 알’을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승전결이 뚜렷한 작품이 아니고, 대단한 사건이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 한국적 드라마 문법에 끼워 맞추기 어렵다고 생각했었다”면서도 “좀 더 설명적이지 않고, 극적으로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약하지만 ‘안나’와 ‘케빈’ 간의 갈등을 기조에 깔았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드라마는 유 감독이 전작에서 인연을 맺은 오민석과 고원희가 주연을 맡았다. 극에서 오민석은 중고거래 스타트업 우동마켓의 대표 ‘데이빗’ 역으로, 고원희는 우동마켓의 기획팀 직원 ‘안나’ 역을 맡았다.

고원희는 “KBS 단막극이어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제목이 신선했고 제목부터 재미있었다”며 “요즘 자극적인 콘텐츠들 많은데 이 작품은 잔잔함 속에 보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관찰자 역할이기에 이전에는 캐릭터를 독창적으로 구축해서 연기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조금 평범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는 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민석은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너무 재미있었다. 이 드라마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감독님”이라며 “감독님과 전작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서 같이 작업했었는데 자기 생각과 잘못된 부분을 짚어주시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도 도움이 되고 좋은 작품, 디테일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게 됐다”고 작품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굉장히 생각을 많이 안하고, 비우고 임했다. 사전 작업 때는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는 많은 생각안하고 그냥 연기했던 작품”이라며 “작품 자체가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생활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때는 굳이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하고 그냥 했던 작품”이라고 촬영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최상열 PD와 두 배우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전 포인트를 언급했다. 고원희는 “‘일의 기쁨과 슬픔 사이의 밸런스’라는 대사가 있는데, 일에 국한 된 게 아니라 더 나아가 삶의 기쁨과 슬픔 그 안에서 개인이 삶의 밸런스를 찾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 담고 있다”고 말했다.

오민석은 “‘일의 기쁨과 슬픔’은 말 그대로 일의 기쁨과 슬픔이 있는 드라마다. 본인의 하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잔잔하고 디테일하고 아기자기한 드라마”라며 “나의 하루, 일상적인 삶을 안나의 시선으로 엿본다. 모든 회사 다니시는 분들 공감하실 수 있고, 대사 자체도 너무 리얼하고 재미있게 보실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PD는 “원작품이 아니라 처음 이 작품 만나는 분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며 “이 작품의 깔린 주제의식 중에 하나가 느슨한 연대감, 느슨한 동료애다. 이 작품을 보시면서 본인하고 닮은 사람, 본인 옆에 있는 동료들과 닮은 사람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고원희는 “KBS 드라마 스페셜 10주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분들께 그 의미가 잘 전달돼 많은 위로와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쌀쌀해지는 날씨, 추운 겨울 따뜻하게 녹여주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오민석은 “저희 드라마는 안 보신 분들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 시작하시면 끝까지 보실 것”이라고 장담했다.

잔잔함과 소소함으로 추워지는 가을 밤을 녹여줄 ‘일의 기쁨과 슬픔’은 11원 21일 오후 10시 30분에 KBS2에서 방송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