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001040)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물로 내놓은 CJ푸드빌의 제과·제빵사업 브랜드 뚜레쥬르의 매각이 흥행에 참패했다.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를 타진했던 국내 사모펀드와 KG그룹 등이 결국 본입찰에 불참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CJ그룹이 어떤 타개책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이날 진행한 본입찰에서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한 적격 예비인수후보가 없었다. CJ 측은 지난 9월 11일 예비입찰을 통해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를 비롯해 어펄마캐피탈, NH-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 그리고 KG그룹 등 4곳을 적격 예비인수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흥행 참패의 이유는 몸값에 대한 이견이었다. CJ 측은 뚜레쥬르 매각으로 3,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하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뚜레쥬르의 매출액은 4,900억원 수준.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은 411억원 가량이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2,24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고, 상각전 영업이익도 23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CJ 측이 원하는 몸값은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8배가량.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00억원 가량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인수에 들어가는 돈은 2,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후보는 400억원 가량인 뚜레쥬르 상각전 영업이익이 회계상의 ‘착시효과’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으로 리스부채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가 추가됐다는 것. 실제로 CJ푸드빌의 지난해 전체 재무제표를 보면 판매관리비 계정상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 431억원이 새롭게 포함됐다. 이를 걷어낸 실제 상각전 영업이익은 200억원 수준이고 인수하게 되면 상당 수준의 부채도 떠안아야 한다. 지분 100%의 몸값이 2,000억원 수준이라는 게 인수후보 측의 인식이다.
지난 두 달여 간의 실사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본입찰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한 인수후보 측의 관계자는 “몸값이 비싼 것도 문제지만 가맹점주와의 갈등 등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골치 아픈 문제가 많다”며 본입찰 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뚜레쥬르 매각이 불발하면서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CJ푸드빌은 2017년 38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엔 434억원, 2019년엔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손실은 연결 실체인 그룹 지주사 (주)CJ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커프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PEF인 엥커에쿼티파트너스에 판 것도 이처럼 악화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지난 9월엔 진천공장을 207억원에 계열회사인 CJ제일제당(097950)에 넘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J 관계자는 “현재 개별 기업별로 의견을 교환 중”이라며 “11월 중엔 우선협상자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