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옵티머스, 다른 회사들 앞세워 100억 유상증자…자금 세탁 의혹

옵티머스, 해덕 대주주 유증 자금 전부 대줘
상장폐지 피하기 위한 자금 출처 세탁 의심
이 과정서 해덕 '실제 최대주주'라고도 밝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해덕파워웨이(102210)의 대주주인 화성산업에 100억원 유상증자할 때 옵티머스와 관계 없어 보이는 두 개 회사를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는 옵티머스 자금으로 유상증자를 하면서 다른 회사들이 참여한 듯한 외양을 만든 것이다. 옵티머스가 유상증자 자금을 댔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른 회사들을 앞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또는 펀드 투자금을 유용한 탓에 자금 출처를 세탁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이같은 구조를 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해덕파워웨이의 대주주 화성산업은 지난 5월 1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에는 바다중공업과 A사가 각각 50억원씩 참여했다. 이같은 화성산업 유상증자는 해덕파워웨이의 거래 재개를 위한 개선 이행사항이었다고 한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난 2018년 11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이후 상장폐지 결정을 받고 이의제기해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유상증자에 들어온 두 개 회사는 모두 옵티머스 측의 요청을 받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바다중공업의 경우는 모 회사인 에이치엘비(028300) 측에 옵티머스의 부탁이 들어왔다고 한다.

지난 5일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자사 유투브 채널에서 밝힌 바 등에 따르면 당시 에이치엘비는 해덕파워웨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옵티머스 측에서 “(화성산업에) 50억원을 증자 참여해주면 한 달 내에 그 지분을 제3자가 그대로 되사줄테니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에이치엘비는 법무법인 검토, 관리 하에 증자에 참여했고 옵티머스는 이후 약정대로 주식을 되사갔다고 한다. 주식을 사간 곳은 옵티머스가 지배하는 법인인 이피플러스다.


A사의 경우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요구를 받고 증자에 참여했다고 한다. 앞서 김 대표는 A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50억원을 지불한 상태였다. 따라서 A사는 향후 대주주가 될 김 대표가 요구한 것이니 들어줬다고 한다.

당시 김 대표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 같이 투자를 한다”며 “믿고 투자해도 좋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굴지의 기업’이란 에이치엘비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에이치엘비 측이 받은 주식을 옵티머스 측이 인수해갈 예정이었음을 감안하면 애초에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A사에 대한 김 대표의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중도금과 잔금 납입을 차일피일 미뤘는데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면서 인수가 무산됐다고 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이러한 전후 사정을 감안하면 옵티머스는 유상증자 자금을 자신들이 댔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두 개 회사를 동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코스닥시장위원회는 해덕파워웨이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옵티머스와 관련한 거래, 인물로 인해 재무건전성·지배구조·내부통제 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는 저 자금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중 일부여서 출처를 세탁해야 할 필요 때문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옵티머스 측은 에이치엘비와의 해덕파워웨이 매각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이 해덕파워웨이의 ‘실제 최대주주’라고 밝혔다고 한다. 지난해 2월 화성산업은 셉틸리언으로부터 유상증자 받은 200억원으로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했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이후 김 대표의 ‘저수지’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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