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시승] 세련된 외모에 실내공간·연비 UP…패밀리카 손색없네

■ 현대차 '디 올 뉴 투싼 하이브리드'
전장 150㎜ 길어져 2열·트렁크 공간 확보…연비도 19㎞ 달해
고속주행에도 흔들림없고 스포트 모드선 빠릿빠릿 치고나가
다중충돌방지 등 안전성 강화…알아서 공기청정모드 전환도

투싼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54만1,916대가 팔리며 현대차 차종 중 선두에 섰고,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27만9,436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의 위상을 유지했다. 그런 투싼이 5년 만의 완전변경을 통해 ‘디 올 뉴 투싼’으로 돌아왔다. 전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서다. 현대차가 투싼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디 올 뉴 투싼의 국내 판매가 시작된 지 하루 뒤인 지난 22일, 경기도 용인에서 이천을 왕복하는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시승 차량은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결합된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월드 프리미어 영상을 통해 본 신형 투싼의 외모가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실물을 보는 게 상당히 기다려졌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날개 이미지의 세련된 외관뿐 아니라 덮개가 없는 10.25인치 개방형 계기판, 10.25인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다이얼과 버튼이 없는 풀터치 방식 센터페시아가 미래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실내·외 디자인은 더할 나위 없었다.


시동을 걸었다. 정숙했다. 고급 세단의 실내 소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했다. 가속 성능도 부드럽다. 곧바로 경부고속도로로 나가 속도를 높였는데, 고속 주행 중에도 들뜨거나 흔들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도로를 꽉 잡으며 뻗어 나갔다.


디 올 뉴 투싼의 주행모드는 에코·스포트·스마트 세 버전으로 제공된다. 시속 100㎞를 넘긴 뒤 스포트 모드로 전환했더니 부드럽게 나가던 차량이 절제돼 있던 힘을 발휘했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머리가 뒤로 쏠릴 정도로 순간적인 힘을 내며 속도를 더했다. 낮에는 패밀리카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 안정감을 보여준 뒤, 늦은 밤 오너가 홀로 드라이브를 할 때는 숨겨진 본능을 스포트 모드로 드러낼 듯 했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운전자 감성을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

현대차 디 올 뉴 투싼./사진제공=현대차

디 올 뉴 투싼은 컴팩트 SUV로 분류되지만 패밀리카로도 충분해 보였다. 이 차가 패밀리카로 충분한 이유는 안정적인 주행성능 외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공간이다. 현대차의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적용한 설계로 공간 활용성이 대폭 강화됐다. 전장이 4,630㎜로 전작보다 150㎜ 길어졌고, 덕분에 2열 레그룸이 1,050㎜로 기존 대비 80㎜ 여유 있어졌다. 동급 최대는 물론 중형 SUV급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로 2열에 앉아 봤더니 무릎과 앞 좌석 사이에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트렁크 크기 또한 웬만한 수입 프리미엄 중형 SUV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었다. 가족 단위로 캠핑이나 소풍을 나갈 때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크기다.

현대차 디 올 뉴 투싼./사진제공=현대차

약 70㎞를 시승하는 동안 찍힌 연비 또한 리터당 18.5㎞였다. 이날 시승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속도와 출력, 토크를 차량 시스템이 자동으로 최적화해 전기 모드와 엔진 모드를 오간다. 주행 중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에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해 공기청정 모드를 가동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가족이 함께 타고 있을 때 유용한 기능이다.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등 최첨단 지능형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한 점도 믿음직스럽다.

현대차 디 올 뉴 투싼./사진제공=현대차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창문이나 파노라마 선루프가 닫힐 때의 소음이나 느낌이 조금 더 고급스러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차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 최저 2,435만원부터. 이 가격이라면 현대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는 앞으로도 투싼의 차지일 것 같다.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수준을 갖춘 ‘가성비’ 높은 차량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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