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로프)을 제대로 잡고 있지 않다가 암벽등반 파트너를 추락하게 한 6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홍주현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이모(66)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8년 9월 서울 성동구의 한 인공암벽장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A(47)씨는 등반 도중 12ｍ 높이에서 몸이 공중으로 떴으나 안전장치인 ‘자동확보기’가 제대로 제동하지 않아 그대로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는 허리등뼈가 부러져 약 12주간 치료를 받았다.

보통 암벽등반은 암벽을 등반하는 ‘클라이머’와 암벽등반용 밧줄의 길이를 조절하며 아래에서 클라이머의 안전한 등반을 돕는 ‘빌레이어’가 한팀이 돼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빌레이어 역할을 맡게 된 이씨가 밧줄을 제대로 잡지 않아 밧줄과 연결된 자동확보기가 잘못 작동된 혐의를 받은 것이다.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빌레이어 역할을 하면서 자동확보기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 증인과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피고인 과실로 피해자가 중한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암벽등반은 특성상 추락의 위험성이 항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도 그 위험을 인식했으므로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베테랑인 피해자가 피고인이 아마추어로 경력이 짧은 것을 알고도 빌레이어 역할을 부탁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