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업계가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이어 ‘빅3’로 불리는 노랑풍선(104620)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NHN여행박사 등 중소 여행업체서 중대형 업체로 구조조정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본지 10월14일자 16면 참조
8일 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이달 초 부산 지사를 전격 폐쇄했다. 노랑풍선 내부에서는 부산지사를 시작으로 회사 전체로 감원 등이 잇따를 것이라는 동요가 나오고 있다.
실제 노랑풍선은 본사의 예약센터 운영을 이미 중단했고, 부산지사의 예약센터나 지원팀, 중국·동남아·유럽·미주·괌사이판지원 등 업무 담당 임직원들에게 대기 발령을 냈다. 올해 입사한 신입 사원 20여 명도 부서 배치를 못 하고 대기 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박사나 롯데관광개발, 롯데그룹과 일본 JTB그룹이 공동출자해 만든 여행사인 롯데JTB 등과 같이 노랑풍선도 대규모 감원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원 등 비롯해 고연차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인데 노랑풍선은 신입 직원들까지 업무 대기 발령을 내는 등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원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총괄을 맡았던 김인중 대표를 포함해 항공OTA(Online Travel Agenty) 총괄 김대권 상무, 서승재 마케팅실장 등이 퇴사하면서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노랑풍선은 이에 대해 구조조정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경영상황을 감안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노랑풍선 측은 “부산 지사의 경우 임대료 부담 등을 고려해 폐업을 한 것”이라며 “그러나 본사 차원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노랑풍선은 전 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유급휴직을, 7월부터 12월까지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현재 국내 영업부를 비롯해 개별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OTA 개발 관련 부서 직원들만이 상품 개발을 하고 있다. 무급휴직 기간 종료 이후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게 없어 희망퇴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빅3 중 하나인 노랑풍선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 여행업계 전반에 감원 도미노 공포가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여행박사는 300명 직원 가운데 10명만 남기고 전원 희망 퇴직을 받기로 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여행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올 3월 이후 휴·폐업한 여행사는 730개사에 달한다. 이 가운데 휴업은 144개사, 폐업은 586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재개 외에 백약이 무효여서 여행업계의 감원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여행업계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돼 여행 수요가 늘지 않는 한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며 “버틸 때까지 버티는 업체들도 있겠지만, 상당수 여행업체는 폐업 후 다시 재기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연승·최성욱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