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이든 '新미국우선주의'...기술 초격차가 살 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에서 ‘통합’을 역설하며 “미국이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힘의 본보기일 뿐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써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은 국익을 우선하되 물리적 힘뿐 아니라 명분의 힘까지 더해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바이든의 승리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의 난폭한 일방주의에서 탈피하겠다는 선언이다. 하지만 점잖은 신사처럼 도덕적으로 포장해 더 강력하고 끈질기게 자국의 실리를 챙기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통상 분야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정비로 미국 주도의 글로벌 패러다임 대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시대에는 ‘미국 우선, 탈(脫) 중국’ 흐름이 외려 더 강해질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3월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미국은 중국에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중국이 마음대로 한다면 미국과 미국 기업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계속 털어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공정 행태를 일삼아온 중국을 견제·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바이드노믹스’에 직면한 우리도 국정의 중심을 튼튼한 안보와 함께 국익 극대화에 두고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눈치만 보면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같은 처지가 될 우려가 있다. 지속되는 미국 우선주의 속에서 살 길은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 전략뿐이다. 미국의 통상정책 대전환으로 환경·노동 규제 장벽이 아무리 높아져도 우리 기업들이 경쟁 기업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무장하면 능히 이겨낼 수 있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훼손시킬 ‘규제 3법’을 막무가내로 강행하려는 문재인 정권에 있다. 정부와 여당이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을 괴롭히지 말고 친시장정책으로 핵심 산업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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