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사업실적이 없거나 폐업한 일명 ‘휴면법인’을 인수한 뒤 해당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여 세금을 탈루한 법인들이 경기도 특별조사에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9월부터 2개월 간 이와 같은 탈세 행위가 의심된 도내 법인 51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3곳을 적발해 취득세 2억3,000만원을 추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서울ㆍ경기 등 대도시에서 설립된 법인이 대도시 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가 일반세율(4%)보다 2배 높게 적용(8%)되나, 설립 후 5년이 지난 법인은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에 적발된 법인들은 이 규정을 악용해 설립 후 5년이 지난 휴면(休眠) 상태의 회사를 헐값에 인수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수법으로 중과세를 회피했다.
A씨는 2년 이상 매출액 등 사업실적이 없는 법인의 주식 전부를 매입해 인수하고 그 법인 명의로 성남시 소재 ‘임대사업용 상가건물’을 취득한 사실이 적발돼 취득세 1억 1천만 원이 추징됐다. B씨는 폐업 상태의 부동산업 법인을 인수한 뒤 해당 법인 명의로 의왕시 일대의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임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취득세 9천만 원을 내지 않았다. 이후 구입한 임야를 비싼 값에 여러 명에게 쪼개어 다시 팔았다가 적발됐다.
해산 간주된 법인의 청산인이었던 C씨는 잔여 주식을 취득하고 계속 등기를 마친 뒤 해당 법인 명의로 안양시 소재 주택을 사들였다가 적발돼 적게 납부한 취득세 3,000만 원이 추가로 부과됐다.
도는 이들에 대한 지방세 범칙조사를 진행하고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지방세기본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최원삼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불공정 탈루 행위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양심불량 법인들은 조세 정의 구현을 위해 근절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성실한 납세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탈세가 의심되는 법인들을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