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다시 놓인 손정우(24)가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10시30분부터 약 40분간 손씨의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손씨는 심사가 끝난 후 ‘다시 구속될 위기에 처했는데 심문 과정에서 어떤 것을 소명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답한 뒤 경찰 호송차에 탑승했다. 손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54)는 지난 5월 아동 대상 성범죄에 엄격한 미국으로 아들이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직접 아들을 고소·고발했다.

손씨 측은 검찰이 과거 손씨를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했지만 범죄수익은닉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아 지금이라도 기소하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가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특정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수령하고 아동 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는 올 4월27일 형기 만료로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손씨의 강제송환을 요구해 석방이 미뤄졌다.

손씨는 서울고법이 올 7월 ‘미국으로 송환되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웰컴 투 비디오’ 관련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범죄인 인도를 허가하지 않아 풀려났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