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장애인을 판다”는 글 게시자가 10대인 것으로 확인돼 처벌을 피했다. 경찰은 게시자가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인데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음에 따라 보호 처분할 방침이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장애인을 판다”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은 10대의 게시자를 청소년 상담 기관에 연계해 보호 처분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촉법소년인 글쓴이는 장애인이 아닌 친구를 장난삼아 촬영해 글을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당근마켓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함께 비윤리적 게시글에 대한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글쓴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나 성별 등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모든 정보 제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0대의 글쓴이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50분께 당근마켓에 ‘장애인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앳된 모습의 청소년 사진을 함께 첨부해 물의를 빚었다.
이를 발견한 한 이용자가 글 게시자에게 “한심하다”, “물건 파는 곳에 어떻게 사람을 파느냐. 콩밥을 먹어봐야 정신 차릴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글 게시자는 “촉법(소년)이라서 콩밥 못 먹는다”, “(사진은) 내 친구 얼굴임ㅋㅋㅋ”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전북지방 경찰청은 지난 5일 해당 게시글이 군산 지역에서 게시돼 수사에 착수했으며 게시자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글쓴이가 촉법소년인 것으로 드러나 처벌을 할 수 없다. 현행법은 만 10세 이상부터 만 14세 미만까지를 촉법소년으로 정해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보고 형벌 처벌을 내리지 않는다.
한편 당근마켓에는 지난달 16일 20대 미혼모 A씨가 36주 된 아이를 입양한다는 글이 올라와 사회적 공분을 샀다. 논란이 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자 당근마켓은 지난 6일 올바른 거래 문화와 건강한 이용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