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1위 업체 쏘카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투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기도 했다. 쏘카의 상장 추진 결과에 따라 다른 플랫폼 기업들의 IPO 일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9일 국내 주요 증권사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배부했다. 본격적인 상장 추진을 위해 기업심사·공모 등을 도울 증권사를 찾는 작업이다.
쏘카는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점유율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2,567억원, 영업적자 7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출시하는 등 신규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쏘카는 높은 상장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단순 자동차 렌트 회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전략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차량 운행을 통해 생성되는 다양한 테이터를 상호 공유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찾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쏘카는 이 같은 전략으로 최근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 영업이익은 못 내고 있지만 2015년 약 3,000억원, 2018년 약 7,000억원에 비해 기업가치가 급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상장 기업가치가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주관사 선정 이후 IPO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올해 9월 재무적투자자(FI) 투자 유치 당시 오는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장 시기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쏘카 측은 “상장을 검토하기 위해 주관사 선정에 나선 단계”라며 “다만 구체적인 상장 일정과 방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쏘카 상장 추진은 플랫폼 사업을 강조하는 기업들의 IPO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은 신규 수익모델 창출 등 기존 업종 회사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빅히트가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기업으로 플랫폼 사업을 강조했을 정도다. 현재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가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는데 오피스 플랫폼 사업 성장성을 회사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 상장 일정이 가시화되지 않은 카카오페이와 야놀자 등도 대형 플랫폼 기업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4곳의 상장 대표주관사를 선정했으며 야놀자는 주관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