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연말 주식 매도가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최근까진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활발했던 만큼 이들의 연말 매도세가 기존과는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2015~2019년 개인·기관 투자자의 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의 영향은 미미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처럼 주장한 것은 연말에 개인투자자의 매도세와 기관의 배당 투자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강해지면서 기관의 배당 관련 프로그램매매가 강해지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연말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 수급 불균형은 조세회피 등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분명한 영향을 끼치지만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의 매수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중 주가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의 배당 투자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가에 대한 영향은 연말 순매수를 지속해왔던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더 크게 작용해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기관의 수요가 적은 주식에 집중됐다”며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적은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낮기 때문에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에의 영향은 미미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에는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코로나19 충격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지속됐고 이후 증시가 회복됐다”며 “연말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차익실현 유인이 예년에 비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상장기업 수익 감소에 따른 배당여력 저하로 연말 개인투자자 순매도 영향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보다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