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2020 ECCK 백서 발간’을 기념하며 온라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디어크 루카트(첫번째줄 왼쪽 세번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등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사진제공=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국제 표준화를 통해 한국 정부가 가하는 시장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헬스케어와 자동차, 화학 분야 등이 이번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주한유럽상의는 10일 ‘ECCK 백서 2020’ 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규제환경에서 유럽계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주한유럽상의는 의약품을 포함한 헬스케어와 자동차, 환경, 화학, 식품 등 총 20개 산업 분야에서 145개 건의사항을 한국 정부에 제시했다. 디어크 루카트 회장은 개회사에서 “유럽 기업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에 전달하는 건의가 실행되면 모든 투자자들을 비롯한 한국 사회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특히 올해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과 한-EU 자유무역협정 10주년인 만큼 양측이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루카트 회장은 이번 백서가 정부와 업계 간 건설적인 소통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국의 규제, 국제 표준으로 전환될 시점”
크리스토퍼 하이더 주한유럽상의 총장은 한국 규제가 국제 표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더 총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경제이며 국제 표준 설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제 표준 채택은 규제 완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뉴딜 정책을 지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군 중에서는 헬스케어와 자동차, 화학 분야의 건의가 눈에 띄었다. 유럽상의 헬스케어 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백신의 효능, 안전성, 혁신성 등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과 EU간 의약품 품질기준을 상호인정해 신속한 공급이 요청되는 백신 등에 시범적으로 출하시험 면제를 요청했으며, 독감백신의 신속한 국가검사를 위해 위해도 등급 책정 과정에 전 세계 접종실적 등도 반영해 달라는 요구 등이 포함됐다. 이번 백서에 헬스케어 분야 건의사항은 32개로 가장 많았다.
“백신 등 의약품 관련 규제 완화해달라”
자동차 위원회는 배출가스 규제와 저공해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관한 정책, 화학 위원회는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시험자료 재생산 등을 주요 주제로 발표했다. 화학 위원회는 기존물질에 대한 시험자료 재생산 제도에 대해 “중소기업이 화학물질 등록에 드는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취지의 제도지만 동물 실험이 요구된다”며 “국제적으로 동물실험을 최소화하려는 동물복지 정책 노력이 진행 중인 만큼, 다른 나라의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는 루카트 ECCK 회장 겸 쉥커코리아 CEO, 하이더 ECCK 총장,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 대사, 줄리엔 샘슨 ECCK 헬스케어 위원장 겸 GSK 한국 사장, 김홍중 ECCK 승용차 위원회 위원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외협력부 상무, 카스텐 퀴메 ECCK 식품 위원회 위원장 겸 네슬레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