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 칩이 탑재된 애플 맥북 프로 신제품. /사진제공=애플
삼성전자가 5년여 만에 애플의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애플이 인텔과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PC·노트북용 칩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PC용 반도체 칩 ‘M1’과 이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 맥북 에어, 맥북 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 3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당초 애플은 M1 칩 생산 전부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맡겼다. 하지만 TSMC가 애플이 원하는 물량을 모두 생산하기 벅찬 상황이 벌어지며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M1 칩은 5나노 공정으로 만들기 때문에 이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M1 칩 물량은 TSMC 5나노 전체 캐파(생산능력)의 약 25% 수준인데 TSMC는 이미 5나노 캐파의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12에 탑재되는 칩 생산에 쓰고 있다”며 “TSMC가 소화하지 못하는 주문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올해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5년 전부터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끊은 상태다. 과거 애플의 아이폰 칩은 삼성전자와 TSMC가 함께 만들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애플은 삼성전자를 배제한 채 TSMC에 물량을 몰아주고 있다. 당시 TSMC의 패키징 기술이 삼성전자보다 뛰어났다는 분석과 함께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물량을 맡기기 껄끄러워 내린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