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최종구 고사...차기 은행연합회장 안갯속

이정환·김용환·신상훈 등 하마평
이사회, 내주중 후보군 압축 예정
서울보증 사장에는 유광열 내정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회장직을 고사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가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여전히 하마평만 무성해 차기 회장 인선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11일 최 전 위원장은 서울경제에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뜻이 없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연합회장이) 기본적으로 은행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최 전 위원장은 차기 은행연합회장 1순위로 꼽혔다. 은행연합회장이 은행권을 대표해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업계에서도 중량감 있는 고위관료 출신에 대한 선호가 많은데다 전통적으로 은행연합회장은 관료 출신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를 떠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관련 기관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이 고사하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이면서 민간에서도 일한 ‘반민반관’ 경력이 있거나 정부·정치권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민간 출신 인사도 예상한다. 관료 출신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내정된 데 이어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도 10일 차기 SGI서울보증 사장 단독 후보로 결정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 전 부원장은 경제기획원·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금감원을 두루 거친 정통 금융관료다. 서울보증은 13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인선에 돌입한 생명보험협회장 자리에도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하게 오르내리고 있어 은행연합회장마저 관료 출신이 낙점되면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금융 유관기관장을 독식하는 분위기에 정부도 부담을 느껴 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출신으로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다음 주 중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이날 조찬 회동을 갖고 롱리스트 구성을 논의했다. 은행연합회는 이사회가 회장추천위원회 역할도 맡는다.

김 회장은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롱리스트를) 오늘은 못 만들었고 다음 모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분이 많은데 (이를)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시중은행장은 “연합회가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은행장들로부터 추가 추천을 받아 후보군을 꾸리기로 했다”며 “오늘은 구체적인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아 ‘깜짝 인사’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난새·김현진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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