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연합뉴스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가치가 9조원을 넘어서면서 내년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주관사 자리를 두고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전달했다. 특히 해외 공모 등을 위해 외국계 증권사에도 RFP를 배부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을 결정했는데 당시에도 상장 목표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정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이후에도 회계 관련 작업 등 처리할 일정이 많아 서둘러도 내년 여름 이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시 상품마다 흥행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바로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과 26주 동안 매주 1,000~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26주적금’은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이다. 6월 말 현재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660만명, 26주적금 누적 개설 건수는 560만좌를 넘어섰다. 지난해 출시한 잔돈 모으기 서비스인 ‘저금통’ 서비스는 출시 2주도 안 돼 100만명이 가입했다.
다양한 연계대출과 중금리대출도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사잇돌대출인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신용대출’ 등 다양한 신용대출 상품을 연이어 선보인 바 있다.
상장을 1년여 앞두고 있지만 이미 기업가치가 9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TPG캐피털 등으로부터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약 9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우리금융의 시가총액 7조3,000억원은 물론 하나금융의 10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기업가치가 크게 늘며 상장 시가총액에도 관심이 쏠린다. KTB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17조8,00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IPO 최대어로 꼽히면서 주관사 자리를 두고 증권사 간 경쟁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RFP 배부 전부터 증권사 실무자들이 카카오뱅크와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임원은 “카카오뱅크 주관 여부에 따라 내년 실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초긴장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율 33.54%)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 국민은행(9.86%), 한국투자금융지주(4.93%), 넷마블(3.94%) 등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