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알리바바의 항저우 미디어센터에 모인 관계자들이 전광판에 찍힌 광군제 총 매출액 4,982억위안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올해 11월 11일 ‘광군제(솽스이) 쇼핑축제’에서 역대 최대인 83조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공교롭게 중국 정부의 인터넷 업체 반독점 규제 영향으로 뉴욕 증시에서 전일 폭락했던 알리바바 주가가 이날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현지시간) 알리바바는 지난 1일 0시부터 11일 자정까지 티몰·타오바오 등 자사의 플랫폼에서 총 4,982억 위안(약 83조8,000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기에는 올해 처음 대규모로 진행된 주택과 자동차 등 액수가 큰 상품의 거래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거래액은 작년 11월 11일 하루 거래액 2,684억 위안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다만 통계 기준인 기간에 변화가 생겨 올해와 작년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처음으로 11일의 광군제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3일을 ‘1차 판매 기간’으로 정했다. 쇼핑 기간이 하루에서 나흘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알리바바는 올해 1∼11일 11일간의 실적을 통째로 합해 발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알리바바의 올해 실적 증가는 쇼핑 기간이 길어진 것과 함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들이 외출을 꺼리는 풍조에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류보 알리바바 부사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중국인이 해외에 가지 못하게 됐다”며 “이는 실제로 온라인 소비를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도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거래액이 2,715억 위안(약 45조6,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이 악화되는 와중에서 중국이 국내 경기를 위주로 한 ‘쌍순환’ 발전 전략을 채택한 상황이어서 중국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인 소비 회복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올해 광군제에서 알리바바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향후 중국 경제전망도 밝아졌다.
다만 이러한 양호한 실적에도 최근 중국 당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알리바바는 11일 실시간 거래액 공개를 중단하는 등 광군제 쇼핑 행사를 최대한 조용히 치르려고 했다. 지난달 마윈 창업자의 중국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 발언이 나온 이후 5일로 예정됐던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동시상장이 무산된 데 이어 광군제 전날인 10일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반독점 규제 초안이 공개됐다.
이 여파로 지난 10일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8.26% 폭락하기도 했다. 다행히 광군제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주가는 11일 낮 12시 현재 1.36% 오른 270.16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편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작년처럼 일본·미국에 이어 3위를 자리를 지켰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