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국회 이전론’은 최근 충청권에서 여권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불쑥 나왔다. 내년 4월의 서울·부산시장 보선과 2022년 3월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충청권뿐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카드가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7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길거리 국장, 카톡 과장을 줄이려면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을 때도 부동산정책 실패의 원인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당시 ‘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어 성공한 뒤 “재미를 좀 봤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뒤로 민주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곤 했다.
그러나 국회 이전은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백년대계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게다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4년 10월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근거로 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도 국회 이전을 밀어붙인다면 정략적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여권이 요즘 가덕도신공항의 애드벌룬을 띄우는 데 대해서도 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한 득표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