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 됐던 중국의 소비 심리가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에 83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도 모처럼 특수를 누렸다.

LG생활건강(051900)은 올해 광군제에서 매출 15억5,000만위안(약 2,6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17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매출이다. 이 중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는 전년 대비 181% 증가한 12억1,800만위안(약 2,051억원) 어치 판매되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지난해보다 200% 증가한 76만 세트가 판매되며 티몰 전체 상품들 중 화웨이, 애플에 이어 매출 3위에 올랐다. 이밖에 숨(92%), 오휘(783%), CNP(156%), 빌리프(153%), VDL(7%) 등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광군제 매출도 전년 대비 2배 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브랜드 별로는 설화수의 매출이 전년 대비 174% 성장하며 티몰 럭셔리 뷰티 부문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설화수는 예약 판매 10분 만에 1억위안(168억원)어치 판매된 데 이어 13시간 만에 지난해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라네즈는 립슬리핑 마스크 예약 판매 첫날 해당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헤라(100%), 마몽드(25%), 아이오페(66%), 프리메라(446%), 려(95%) 등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닥터자르트도 2억862만위안(약 3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 내 인기를 입증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들은 마스크팩 ‘더마스크 바이탈 앤 수딩 솔루션 세트’, 톤업 크림 ‘V7 토닝 라이트’, 비비크림 ‘더메이크업 리쥬비네이팅 뷰티밤’ 등이었다. 애경산업은 전년 대비 24% 성장한 6,881만위안(약115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품은 ‘에이지투웨니즈(AGE 20’s) 에센스 커버 팩트’로, 총 45만4,000여개가 판매되며 비비크림 부문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체 화장품 브랜드 ‘듀오 비디비치’가 전년 대비 141% 신장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또 중국 내에서 ‘여신 광채 일루미’로 불리는 스킨 ‘일루미네이션’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27% 증가했다.

이밖에 패션업계에선 이랜드그룹이 4억7,500만위안(약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광군제 참여 이래 가장 큰 실적을 거뒀다.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억위안(168억원)을 넘기며 한국 브랜드 최초로 여성복 카테고리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아동 브랜드 ‘포인포’는 다운점퍼 10만장, 바지 17만장, 맨투맨 12만장 판매를 필두로 광군제 시작 30분 만에 16종 상품이 완판됐다. 이밖에 프리치, 스코필드 여성, 쇼콜라, 바디팝 등의 브랜드들도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이랜드는 이번 광군제에 앞서 ‘O2O(온·오프라인) 재고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과 물류 통합 시스템을 통해 당일 배송률을 47%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