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둘째 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추서식에서 “오늘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표현”이라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지만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태일 열사를 대신해 그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태리 씨가 훈장을 받았다. 국민훈장 중 1등급에 해당하는 무궁화장이 노동계 인사에게 추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고3 때 봤던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제가 노동운동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저는 노동변호사가 됐다”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정권에서 끊어진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고, 주 80시간 노동은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은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에 대한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며 “발걸음이 더디지만 우리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추서식에 참석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촛불정부가 노동중심 사회를 위해 앞장서줘 고맙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이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딛고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50년간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왔다”며 그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를 비롯한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