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셀트리온 누빌 시장 규모는…‘무려 100조’

향후 10년간 휴미라, 엔브렐 등 바이오 신약 대거 특허 만료
바이오시밀러 대체 가능 시장 규모 100조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선도...화이자 등도 진출
공장 늘리고, 투자 잰걸음..."차세대 수출역군 될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기업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활약할 시장이 커지고 있다. 향후 10여년 간 전 세계 주요 바이오 신약의 특허가 대거 만료돼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무려 10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온 것.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진입도 활발해지고 있지만 이미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두 기업의 투자 규모도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이어 바이오시밀러가 차세대 ‘수출 역군’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 바이오신약 특허 만료...바이든 당선도 호재



1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매출액 1위인 휴미라(미국·2023년)를 포함해 엔브렐(미국·2028년), 아바스틴(유럽·2022년) 등 매출액 상위 바이오신약의 특허가 대거 만료될 예정이다. 서울경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해당 기간에 특허만료가 예정된 바이오신약의 매출액은 100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2020~2025년 특허만료가 예정된 41개 바이오신약의 매출액 합산 규모는 751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해 해당 기간이 바이오시밀러의 황금기가 될 전망이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는 휴미라를 포함해 매출액 기준 369억달러(약 41조원) 규모의 특허만료가 예상된다”며 “특허만료 바이오의약품이 점점 증가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신약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오랜 기간 임상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런 이유로 오리지널 의약품이 개발에만 8~10년이 소요되는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7~8년으로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개발비용은 오리지널의 8분의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미 오리지널 의약품을 통해 안전성이 증명된 만큼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성’만 입증하면 되기 때문에 임상 성공 확률도 50~75%로 높다. 신약의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되면 특허가 만료되면 오리지널 약가가 50~70%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최근에는 미국 등 글로벌 국가의 정부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육성하는 것도 기대가 커지는 지점이다. 실제로 최근 당선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를 함께 이끈 장본인으로 ‘의료 비용 부담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바이든 정부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고 있다.





시장 선도 셀트리온·삼바에피스... 글로벌 공룡 맞서 투자 잰걸음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그간 국내 기업이 주연으로 활약해 왔다. 특히 셀트리온은 사실상 이 시장의 개척자다. 셀트리온은 2013년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특허 만료 시점에 유럽에 출시해 현재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27%)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트룩시마’는 오리지널인 리툭산(36%)과 유사한 37%를 점했고 허쥬마의 유럽 지역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은 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발주자지만 삼성 그룹의 지지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대규모 생산 공정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그 결과 엔브렐·레미케이드·휴미라·허셉틴·아바스틴 등 ‘블록버스터 신약’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미국·유럽 등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또한 이달 13~15일 비대면으로 개최되는 미국 안과학회(AAO)에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SB11’의 임상3상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임상 결과 의약품 효능 및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등에서 동등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센티스는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 중인 안과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기준 연간 4조6,000억원어치가 팔렸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최근 글로벌 제약 공룡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올 3·4분기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매출이 4억2,400만달러(약 4,780억원)로 전년 동기(2억3,6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화이자는 이미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빈혈 치료제 에포젠의 바이오시밀러 ‘레타그리트’, 항암제 맙테라·아바스틴·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 ‘자이라베브’ ‘트라지메라’ 등을 판매 중이다. 화이자의 장점은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룩시엔스의 경우 경쟁 의약품인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대비 15% 저렴하다. 암젠도 올해 3·4분기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배 가량 성장했다. 암젠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와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엠바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칸진티’를 판매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두 기업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2030년까지 바이오·제약산업에 40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25조원가량을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시밀러 20개를 개발하고 100만ℓ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생산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플레이어(기업)가 늘어나면 약가가 내려가 단기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국내 기업에는 장점”이라며 “셀트리온과 바이오에피스가 이미 시장 점유율이 높은 데다 향후 특허가 만료될 신약의 임상 과정도 앞서 있기 때문에 10여 년 간 해당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우영탁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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