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애플 매장을 찾은 고객이 아이폰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휴대전화와 자동차 판매량의 엇갈림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된 이후에도 시장 포화상태인 휴대전화 판매량은 여전히 급감하고 있는 반면, 인프라투자 확대 등 경제정상화 속도전에 자동차 판매는 빠르게 회복 중이다.
13일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의 ‘2020년 10월 중국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은 2,615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3%나 줄었다. 휴대전화 전체의 95% 가량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판매량도 2,501만4,000대에 그치며 작년 대비 27.7% 감소했다.
중국 휴대전화 판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1월과 2월, 3월에 각각 38.9%와 56.0%, 23.3% 감소한 바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된 4월에야 14.2% 증가하며 회복세에 들어가는가 했더니 5월부터 다시 고꾸라졌다. 5월(-11.8%)과 6월(-16.6%), 7월(-34.8%)에 이어 8월(-12.9%) 다소 감소폭이 줄어들었지만 9월(-35.6%)·10월에 다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1~10월 휴대전화 누적 판매량은 2억5,200만대에 그치며 작년동기 대비 22.1%가 하락한 상황이다.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판매는 201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급증했다. 현재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가 16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데 이는 인구 14억명 보다 더 많은 것이다.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두 개 이상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으로 이들이 ‘세컨드 폰’을 대거 해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행히 자동차 판매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앞서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257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5% 증가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19가 진정된 4월 이후 일곱달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상용차 판매는 46만4,000대로 30.1%나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투자와 함께 기업들이 생산을 정상화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승용차 판매도 211만대로 9.3% 늘어났다. 다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1~3월의 판매 감소가 많았기 때문에 1~10월 누적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969만9,000대에 그쳤다.
지난 6월말 현재 중국의 자동차 총 보유량은 2억7,000만대다. 이는 중국 총 인구 14억명에 대비하면 5명당 1대의 자동차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자동차 숫자가 인구 2명당 1대 정도라는 점에서 중국의 보급 가능성이 여전히 큰 셈이다.
지난 9월 ‘2020 베이징 모터쇼’에 중국산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이 자동차 판매 증가에 대해서는 대서특필하는 반면 휴대전화 판매 통계는 침묵하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