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보유 여객선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002320)그룹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추진 소식에 따른 ‘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호산업(002990)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이슈에 대한 희석 우려로 한진칼(180640)의 주가는 급락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우선주가 상승제한폭(29.89%)까지 오른 4만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한항공(003490)의 우선주도 9.41% 올라 2만7,900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아시아나IDT(267850)(9.34%), 한진(8.40%), 아시아나항공(7.79%), 에어부산(6.81%), 금호산업(6.75%), 한진칼우(18064K)(1.12%)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유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진칼은 8.25% 급락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넘겨받는 방식을 가장 유력한 인수방식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한진칼에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최종적으로 넘겨받게 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초대형 항공사의 탄생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산업은행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향후 시장경쟁이 완화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실적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2만7,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올린 NH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 대한항공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공급이 감소하면 중장기적 경쟁 강도가 완화되고 항공사 주가의 핵심요인인 여객운임의 하락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현실화되면 한진그룹은 아시아 항공시장에서 매출 5위 사업자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20위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두 항공사의 국내 점유율은 54%(자회사 포함)에 달한다.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이후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되고,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부산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불발 이후 표류하던 기대감이 다시 떠오를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현재 양쪽 모두에 자금을 지원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통합할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항공시장 재편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