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후기]'임영웅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준 커피 맛 보고 싶다면

■드롱기 데디카 커피머신 EC685 써보니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 장점
고가제품 견줘도 커피맛 좋아
구성품 적은 것은 단점 꼽혀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현상이나 문제가 새로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을 ‘풍선 효과’라고 합니다.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마저 드는 부동산 정책을 두고 흔히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풍선 효과’는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게 있을 수 없는 데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의 크기는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상반기에는 재택 근무 확산 등으로 인해 외출을 하는 이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카페는 울상이었고요. 한국의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닝 커피, 점심 먹고 나서 후식으로 커피, 나른하고 ‘당 땡기는’ 오후 또 커피, 마치 ‘삼식이’처럼 하루에 서너 잔은 마실 정도로 커피 사랑은 대단합니다.

이처럼 커피를 좋아하는데 밖에 나가지 못하니 커피 머신을 아예 집에 들이는 이들이 많아 졌습니다. 한 10년 전쯤인가에도 커피 머신이 인기였는데, 당시를 커피 머신의 대중화 시기라고들 합니다. 커다란 데다 고가인 까닭에 커피 머신을 집에 들여 놓는다는 것은 집도 크고, 돈도 많고 게다가 커피의 맛까지 아는 이나 하는 ‘사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집 밖만 나서면 테이크 아웃 전문점을 비롯해 카페가 과장 보태서 한 집 건너 한 집이고, 편의점 커피까지 맛있어서 이제는 커피 머신을 굳이 집에 두고 먹지 않아도 됐습니다. 게다가 이젠 커피도 배달이 되니 정말 굳이 커피 머신을 들여 놓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머신으로 커피를 만들어 먹으면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커피 머신에 풍선 효과가 나타납니다. 커피 머신이 ‘저렴이’부터 프리미엄까지 모두 꽤 쓸만 해고, 밖에 나갈 일이 많지 않아지면서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정해진 커피 수요가 있는데 이를 밖에서 해결하지 못하니 집에서 해결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커피 머신 관련 제품이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주방 가전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커피 머신은 드롱기 데디카 커피머신 CE685입니다. 드롱기는 워낙 커피 머신과 주방 가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가격대 제품이 있어서 선택의 폭도 넓은데요, 저는 가격대 부담이 적은 반자동 드롱기 데디카를 써봤습니다.

우선 드롱기의 가장 눈에 띄는 바로 보이는 장점은 디자인입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데다 주방을 세련되게 만들어준다는 평가를 받죠.

본격적으로 사용 후기를 말씀 드리면, 이 제품은 커피 1잔 2잔 버튼이 있고 몇 잔을 마실지 선택을 하고, 원두를 숟가락(? 용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같은 데다 넣으면 됩니다. 숟가락 처럼 생긴 거라고 해도 다 ‘찰떡’ 같이 알아들으실 겁니다. 그리고 기특한 게 우유도 데울 수 있고, 카푸치노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우유 커품을 내서 마실 수 있는데, 라떼나 카푸치노 등을 먹고 싶은데 밀크 포머가 없어서라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드롱기 데디카에는 이 기능까지 탑재됐으니까요.

디자인 외에도 중요한 커피의 맛은 어떨까요? 커피 머신에 따라서 커피 맛이 달라지는 것인지 원두의 맛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인지 바리스타의 솜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 실험을 해봤습니다.

모 백화점 멤버스바에서 ‘이달의 원두’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 왔고, 이 날 사은품으로 받은 ‘이달의 원두’를 드롱기 데디카로, 드립으로 우려서 이렇게 석 잔을 마셔봤습니다. 원두가 같고 머신, 도구만 다른 그런 실험을 나름 정성스럽게 했습니다. 품평을 하면, 백화점 멤버스바에서 만들어준 커피와 드롱기 데디카가 만들어준 커피의 맛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립 커피는 제가 솜씨가 없어서인지, 원두가 덜 필터링된 느낌으로 뭔가 투박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데디카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구성품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머신 자체는 가성비가 높지만 이것저것 사서 ‘풀 장착’하는 데는 꽤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풀 장착’ 원치 않는다면 그냥 집에 있는 식기를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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