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화당의 오랜 텃밭인 애리조나에서도 결국 승리했다는 분석이 12일(현지시간) 잇따라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는 애리조나에서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당선인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겨 선거인단 11명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이 확보한 대선 선거인단은 290명으로 늘어났다.
바이든 당선인은 애리조나에서 개표가 99% 이뤄진 가운데 166만8,684표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165만7,250표)에 1만1,434표(0.3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애리조나 주정부 국무장관실은 인구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매리코파 카운티를 비롯한 6개 카운티에 대한 수작업 검표를 한 결과 오차가 미미했다고 밝혔다.
그간 판정을 보류해온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들도 결국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애리조나 승리를 예측했다.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역전에 성공하면서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했다고 판단, 지난 7일 당선을 선언한 바 있다.
애리조나는 별세한 존 매케인, 배리 골드워터 전 상원의원 등 미국 보수의 아이콘을 배출한 공화당의 전통 표밭이다. 지난 1948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는 1996년에야 빌 클린턴이 차지했다. 이후 이번에 바이든 당선인이 24년 만에 공화당 후보에 앞섰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대표하는 전쟁영웅 매케인 전 의원을 툭하면 비꼬고 조롱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 쏟아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매케인 전 의원의 부인 신디 여사가 바이든 당선인 쪽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죽은 매케인이 결국 산 트럼프를 잡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인구유입에 따른 정치적 지형분화도 애리조나의 변심 배경으로 꼽힌다. CNN방송은 민주당 성향의 남미 출신 인구가 늘어난 점, 캘리포니아나 일리노이와 같은 진보적인 주에서 온 유권자가 급증한 점, 교외 고학력층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과 결별한 점을 들었다.
애리조나에서는 대선 다음날인 지난 4일 일부 언론의 승리 예측이 갈려 혼선이 일었다.
AP, 블룸버그, AFP,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일찌감치 선언했으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가 힘들지만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 없다며 판단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