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오승현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이번엔 주 52시간제로 인해 소득과 일자리마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시무 7조’로 주목받았던 조은산씨가 “주 52시간제가 실행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더 쉬고 덜 일하며 똑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 등 3가지 질문을 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윤 의원은 진인 조은산 씨의 공개 질문 3가지에 답하면서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은산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윤 의원에게 “전태일 열사를 인용해 주 52시간제의 유예를 주장, 꽤 날선 비판에 직면하셨다. 그런 주장을 했을 땐 그를 뒷받침하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물음에 답변해달라고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4일 조은산씨가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을 소개하며“시무7조를감명깊게 읽은 독자로서 반갑다, 공개질문에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간단히 답하겠다”고 글을 시작했다. 우선 윤 의원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어떤 업종이신지 모르겠으나, 다양한 육체노동 경력과 초과수당의 절실함을 언급하신 걸로 보면 52시간제로 근로시간이 줄 경우 시간당 급여는 변하지 않겠지만 초과수당이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선 “제도 변화 전에 기술이나 장비의 업그레이드, 시스템 혁신 등 충분한 준비로 생산성이 올라 근로성과가 근로시간이 감소해도 줄어들지 않는 경우에 가능하다”며 “52시간제는 중소기업의 준비기간을 턱없이 짧게 잡고 급하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과 관련해선 “전태일 평전에 소개된 그의 친필 메모는 ‘인간 본질의 희망을 말살시키는, 모든 타율적인 구속’에 대한 혐오와 ‘자기자신의 무능한 행위의 결과를 타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며 “근로시간과 소득을 주체적으로 결정할 조 선생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은 그가 꿈꾼 ‘인간다운 삶’의 모습은 아닐 듯하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구조가 달라진 만큼, 정책은 지혜로와야 할 것이고 너무 급격한 변화를 강제하면 조 선생을 투잡뛰기로 내몰아 정책 목표와 더 멀어진다”며 중소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소득감소를 메우기 위해 부업이나 투잡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재난 상황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에 52시간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는 제 주장에 전태일 열사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하며 글을 마쳤다.
앞서 윤 의원은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던 지난 13일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태일 정신을 모독하지 말라”고 비판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념에 눈이 뒤집혔으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분신한 노동자를 내세워 기껏 노동시간 축소하지 말자는 전도된 얘기나 한다”고 직격했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