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서명을 마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서서 참여국 정상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신남방 시장 진출 길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RCE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된 상황에서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확대와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용석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RCEP에 참여한) 아세안은 자동차·부품·철강 등 우리나라 핵심 품목뿐만 아니라 섬유·기계 부품 등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품목도 추가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게임이나 영화 등 서비스 시장도 큰 폭으로 개방해 한류를 활용한 서비스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RCEP 체결로 대상 국가에서 원산지 기준이 통합되고 원산지 증명 절차가 개선돼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길에 적잖은 도움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RCEP 협정에는 ‘중소기업 분야’도 포함돼 중소기업이 경제성장·고용·혁신에 기여함을 인정하고, 참여국 중소기업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증진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초대형 FTA 체결은 우리 중소기업에 큰 기회인 반면, 값싼 외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나면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은 일정 부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굴뚝 산업’으로 불리는 전통 제조업은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와 디지털화가 맞물려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대형 FTA 체결로 내수 위주 중소기업은 위축되고 글로벌화된 중소기업은 살아남는 등 중소기업계 내부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CEP을 통해 일본과 최초로 FTA를 맺게 된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아세안과 달리 일본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자동차와 기계 등 우리 산업에 민감한 품목은 모두 양허 대상에서제외하는 등 국익에 맞게 협의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긴밀히 협조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